여행

제4화-야마구치현(山口縣)에서 쇼를 하다

d.d... 2012. 3. 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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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에 보이는 곳이 간몬해협과 다리)

 

2009.11.18 

 

상쾌한 아침. 친구의 목소리에 일어났다.

어제밤에 내가 던져놓은 앞으로의 방안에 대해 다이짱과 여러모로 토론을 했다고 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돈을 들여 배, 차로 이동하면 현재 재정상태로는 돌아올때도 문제가 생길것같다고 했다. 그래서 히치 하이킹을 해보자고 했다.

흠~~그래!

나는 솔직히 부정적이였지만 방법이 없었다. 그냥 자전거로 가면서 히치차이킹을 해 볼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무작정 자전거를 타러 온게 아니였다. 더 큰 무엇인가를 하러 왔다. 하지만 결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우리를 압박해왔다.

계획은 그게 아니였는데...

아무튼 어떻게든 될거라는 생각에 짐을 다시 꾸려놓고 밥을 먹으러 주방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

식탁에 우리에게 주는 주먹밥과 메모가 놓여 있었다. 

(주먹밥사진은? 응?-우리가 가진 디카가 상태가 안좋다. ㅜㅜ~-_-;)

 

평소 다이짱의 아버지께서 출근하실때 직접 주먹밥을 만드신다며 우리것까지 함께 만드셨다고 했다.

길을 가다 출출할때 먹으라고...^^ 처음 보는 일본 가정 주먹밥^^ 보는 것만 해도 즐거웠다.

거기다 정겨운 직접 쓰신 메모까지 정말 오늘 하루도 좋은 하루가 될것 같았다.

 

"아~~다이짱 아버지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의외의 선물이었다. 다이짱의 아버지는 도시설계하신다고 했는데 근엄하고 딱딱한 선입견과는 달리 유쾌하셨으며 세심한 배려에 무척이나 놀랬다. 참고로 다이짱과 내 친구는 이번이 고작 2번째 만남(한국에서 처음만남)이었고 나는 처음이다.

맛있는 아침을 먹고 우리에게 정말 잘해주었던 멋진 사나이 다이짱의 배웅을 받으며 기타큐슈를 나섰다.

다이짱이 얼마나 멋진 놈이냐면 혼자 쿠바까지가서 야구코치를 하며 돈을 벌었다. 그리고 그 돈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서핑, 레게음악, 스페인어, 영어를 했다. 정녕 멋진놈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걸 찾아서 해나가는 사람은 그 사람의 능력을 떠나 그것만으로 정말 멋진 사람이아니겠는가?

 

이제 4개의 큰섬으로 이루어진 일본에서 규슈를 지나 혼슈로 갈 차례였다. 날씨는 어제의 바가지로 퍼붓는 비에 미안함을 사과하려는듯 너무도 맑게 개었다. 파란 하늘에 톡톡 찍어 놓은 구름이 황홀할 정도였다. 여기는 일본이었다. 새삼스럽게 되새겼다.

 

먼저 다이짱의 집과 가까운 국도에서 히치하이킹을 시도 했다. 근데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눈도 마주치않고

그냥 지나쳤다. 눈이 라도 마주치면 큰일이 날듯이^^ 그래서 한 1시간정도 하다가 장소를 옮기기로 했다. 조금씩 자전거로 전진하면서 시도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가도 가도 괜찮은 장소가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MOJI란 곳을 지나서 트럭 기사들이 쉴만한 편의점이나 큰 휴게소를 찾아야 했다. 큰섬에서 큰섬으로 이동하는 것이니 분명히 길은 하나 였다. 차들이 많이 있는 장소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길을 가다가다 보니 드디어 섬을 지나갈수있는 다리가 보였다.

 

저 다리로 지나면 되는가? 하며 둘이서 다리쪽으로 길을 향했다. 하지만 가다보니 막다른 길이 었다. 분명 머리위에는 다리가 있는데 길이 안보였다. 차도 거의 없고 사람도 거의 없고 하지만 때마침 지나가는 어른신이 계셨다.

- 이거 신기한게 뭔가 잘 안풀릴때마다 누가 도와주듯 운이 따랐다.-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쳐진다.


그분에게 길을 물어 보았더니 자기도 지금 섬을 건널거라고 해서 같이 가기로 했다. 그 분은 배의 선장이라고 하셨다.  이 말에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우리를 배가 가는곳까지 태워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배에서 일을 도와드리겠습니다."
"하하... 아~~그건 무리다."

 

역시 억지스러운 부탁이었다.^^

드디어 안내를 받아 도착한곳은 간몬터널을 건널 수 있는 입구였다. 하지만 지금 공사중이라고 했다. 이게 또 무슨일이야 여기에서 멈춰야하나? 하고 있는데 공사에 대해 안내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었다. 그 분들의 말은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버스와 트럭이 준비되어 있으니 이용해달라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허나 돈이 문제였다. 우리는 자전거도 있으니까! 두려운 마음에 얼마냐고 했더니 무료라고 했다. 응? 무료? 공사때문에 시민의 불편이 있으니 준비를 해두었다는 것이다. 놀라울 뿐이었다.

 

'여기는 공사중이니 다른 공공교통편을 알아서 이용하라고 안내할수도 있었다.'

건설회사에서 이런 시민의 편의까지 생각하며 공사를 한다면 그 비용이 공사비용에 포함되어 있을것이다. 하지만 공사보다 시민의 편의가 우선이니 이렇게 대비를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당연했지만 대단했다. 일본사회의 의식이 과연 선진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들었다.

 

우리는 즐겁게 트럭에 자전거를 맡기고 관광버스에 올라탔다. 이게 또 무슨 운인지...덕분에 정말 편하게 주변을 관광했다. 다리주변의 경치는 그야말로 멋졌다.


"오~좋은 경치야 !멋지네 하하"


반대편에 도착해서 다시 길을 갈 준비를 했다. 앞으로 갈길은 짝 펼쳐진 멋들어진 해안가 길이었다.

해안가 국도를 가다가 공터가 있어서 히치하이킹을 시도하기로 했다. 역시 무리였나? 잘 안됐다.

반대편에 길을 가던 관광객 어르신들이 어디까지 가냐며 대단하다며 힘내라고 안부의 인사를 전해주셨다.

 

"きよつけて。。かんばれ” (조심하고 힘내라) 정말 많이 들었다.^^

 

지금까지 일본에 와서 겪은 시민들은 친절했다^^ 힘을 북돋아 주었다.

 

물론 여기서도 히치하이킹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래서 다시 이동했다. 또 얼마 전진하다가 특산물 판매장과 큰 주차장이 있길래 여기서 시도를 했다. 우리는 여차하면 따로 따로 움직일 계획까지 하고 있었다. 차들은 지나다녔지만 우리를 위해 멈추지는 않았다. 주차장에 있는 차들중 우리가 전진하는 방향의 도시 번호판을 단차를 보고 시도하기로 했다. 친구가 주차관리인과 여러 대화를 나눴다. 그 분 역시 우리가 상당히 귀찮을만한데도 불구하고 직접 전화를 걸며 이리저리 알아봐 주셨다. 그래서 음료수를 사서 드렸지만 극구 사양했다.

하지만 역시 차들은 없었다. 있어도 내일 쯤 올라갈 차들이었다.

분명 히치하이킹이 가능할것 같은데도 안되는 이유는 자전거였다. 자전거 때문에 탈 수 있는 차는 큰차뿐이 없었으니까

 

우리는 이 장소를 포기 하고 전진했다.

얼마쯤 가다가 시외각지역의 국도변에서 다시 한번 시도 했다. 휴게소는 아니였고 차들이 주차한 후 쉬어갈 수 있도록 만든 곳이었다. 몇몇 트럭도 쉬고 있는게 보였다.   

"오! 그래 바로 이런 곳이다." 싶었다.

트럭기사들은 장거리를 가기 위해서 인지 낮잠을 자고 있었다. 깨우기는 그렇고해서 기다려 보기로 하고 지나다니는 다른 차들을 잡기로 했다.  

사진 속의 오른쪽 트럭기사는 계속 잠만 잤다. 잠시 일어나길래 우리가 다가갈려고 하면 다시 잤다.-_-;

말도 붙이지 못했다. 쉼터에 있던 다른트럭기사에게 다행히 말을 걸어보았지만 트럭기사는 회사 규정상 힘들다고 했다. (역시 일본은 전반적으로 사회분위기가 메뉴얼을 확실하게 지키는 것 같다.)

이것은 규정VS융통성으로 비교가 될수 있는데 당연히 각각 장단점이 있다.   

도로에 나가서 히치하이킹 한지 1시간쯤 지날때 갑자기 반대편 차선에서 어떤 트럭기사가 나에게 외치는 것이었다.

 

"ちょっとまって” (조금만 기다려) 순간 뭔소린가? 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말이었다.

 

사진에 보이는 저 앞의 전방에서 트럭이 신호를 받고 유턴을 하더니 나에게 다가왔다. 꽤 젊어 보이는 기사였다. 노래도 빵빵히 틀어놓고^^ 트럭내부 인테리어도 멋졌다.

기사와 친구가 대화를 했다. 사고 났어? 아니그게 아니고 히로시마, 오사카 방향으로 가면 우리를 좀 태워달라고. 하지만 아쉽게도 자기는 방향이 전혀 다른 북쪽으로 간다고 했다. 미안하다고 했다. 할 수 없이 헤어졌다.

하지만 이렇게 적극적으로 도와줄려고 하다니 정말 미칠정도로 고마울 뿐이었다. 마지못해 포기를 하고  다시 전진하기로 했다.

 

길을 가다가 편의점이 있길래 저녁을 먹기로 했다. 벌써 해는 지는 중이었다. 정말 잘못하면 길거리에서 노숙이라도 하다가 얼어죽을지도 몰랐다. 돈은 있지만...최대한 아껴야 하니까! 뭔가 제대로 하지도 못한상황이다.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고 다시 히치하이킹을 시도 했다.  역시 무리였나?

아~~이렇게나 힘들다니 이거 참...

 

여기서부터 고속도로를 타고 훗카이도까지 다이렉트로 간다는 트럭이 있었는데 그냥 타고 가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상관은 없었다 그것도 재미가 있을지도 몰랐다.

 

다시 전진 했다. 해는 완전히 저물었고 우리는 라이트도 없이 위험한 국도를 계속 달리는 중이었다.

마을도 안보이고...밤이고...힘들고...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될런지~~~갈등의 조짐이....나타났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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