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17 화요일
비는 그쳤지만 하늘은 여전히 별로다.
키타규슈로 가는도중에 자전거 가게가 보이길래 길도 물어 볼겸 들렀다.
처음에는 약간 무뚝뚝했지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게 웬걸 주인장께서 제일교포라고 하셨다.
비록 한국말은 잘 못하셨지만.. 친적들이 부산. 울산에 거주한다고 하셨다.
그래서인지 우리에게 잘해주셨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분위기가 좋아졌다. 우리는 이때다 싶어서 가지고 간 중소기업 샘플을 보여주며
브리핑을 했다.
"사장님은 이 제품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나의 기대와는 다르게 대답은 달랐다.
"이런 것은 일본에서는 역시 무리다."
"첫번째 일본인들은 아기자기하며 컴팩트한 걸 좋아하는데 이 제품은 크다."
"두번째 당연히 무게도 무겁다."
"세번째 이런 제품은 매니아들이나 살것이다."
"네번째 일본에는 거의 생활자전거가 대부분이다. 생활자전거에는 이런제품이 필요가 없다."
내가 알고 있는 일본의 시장과는 뭔가 틀렸다.
어쨌든 평가는 최악이었다. 자전거가게 사장님임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래서 더욱 그런 평가를
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지금까지 그 분야에만 계셔서 이 제품의 진정한 컨셉을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았다.
1인칭과 3인칭의 시야차이 아닐까?
그리고 그 사장님께서는 다양한 자전거를 취급하지 않았고 대부분 생활자전거 손님만을 상대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 결과가 나온게 아닐까?
내 머리속에는 순간 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이윽고 정리를 했다.
'아니다. 일본은 이제 왔을 뿐이다. 괜찮다...'
우리끼리 위로를 했다.
그래도 관련업종 분에게 피드백을 받았으니 앞으로 도움이 될터였다.
앞으로의 제품 컨셉을 우리가 직접 연구하고 개발하는데 유용한 데이터이자 경험이 될터였다.
한 때 이 제품에 대한 컨셉과 발전성에 대해 논의하고 싶어 일본의 유명한 자전거 용품 업체를 직접 찾아가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허나 이것은 앞으로를 생각하면 스스로 시장을 버리는 길 일수도 있었다.
찾아갈려는 일본 기업은 그 분야에서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이다. 물론 한국 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브랜드를 가지고 있었다. 더구나 아이디어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만들어 낼 정도의 기술과 자본을 갖추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찾아가기가 두려웠다.
아! 그리고 사장님과 열혈한 제품 논의 도중..사장님께서 선물이라며
일본에서는 이런 제품이 잘 팔린다며 몇 개를 선물로 주셨다.
놀라울 따름이었다. 말로만 들었던 일본에 대한 선입견들이 점점 줄어 들었다. 역시 사람은 경험해봐야...
물론 한사람을 겪어 보고 전부를 알수는 없지만...우리에게는 운이 있었던 것같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인사를 "사장님 감사합니다."
아무튼 의도치 않았던 인연이었으며 기쁜 마음으로 작별 인사를 하는 사장님
을 뒤로 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아직 기타규슈는 구경도 못한 상황이었다.
날씨는 점점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것도 첫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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